'고정비 나누기 생산량'이 만드는 착시
사장님의 원가는 왜 자꾸 거짓말을 할까 — 4편 / 7편
읽는 시간 6분 · 회계 지식 필요 없음
한들베이커리 김 대표가 두 달치 식빵 원가표를 나란히 놓고 봅니다.
지난달은 1만 개를 만들었고, 개당 1,20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라인을 바짝 돌린 달엔 1.5만 개를 만들었고, 개당이 1,067원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많이 만들수록 싸지네. 공장을 더 돌리자. 좀 싸게 받아도 남겠어."
김 대표 손에 있는 숫자 (월 1만 개 기준)
| 식빵 개당 원가 | 금액 | 성격 |
|---|---|---|
| 재료(밀가루·버터·포장재) | 600원 | 만들수록 늘어남 |
| 포장 알바 | 100원 | 사람 단위로 붙음 |
| 오븐·설비 | 300원 | 매달 고정 |
| 반죽·굽기 기사 월급 | 200원 | 매달 고정 |
| 평균원가 | 1,200원 |
많이 만들면 아래 두 줄(고정비 500원)이 더 많은 빵에 나눠집니다. 그래서 개당이 내려갑니다. 여기까진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 생산량을 늘려가며 평균원가를 그려 보면
곡선은 대체로 내려갑니다. 그런데 한 군데가 이상합니다.
1만 개를 막 넘긴 구간에서는, 더 만들수록 평균원가가 오히려 오릅니다. 포장 알바 한 명을 더 써야 하는 지점입니다. 1.05만 개에서 개당은 1,267원 — 1만 개 때(1,200원)보다 비쌉니다.
'많이 만들수록 싸진다'는 매끈한 직선이 아니었습니다. 김 대표가 두 점(1만·1.5만)만 보고 이은 직선 아래에, 울퉁불퉁한 진짜 곡선이 숨어 있었습니다.
왜 이런 혹이 생길까요? 우연이 아닙니다. 원가표의 만듦새에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 1 — 원가는 한 몸이 아니다
원가표의 네 줄은 생산량에 서로 다르게 반응합니다.
재료비는 개수에 딱 비례해 늘어납니다(직선). 오븐과 기사 월급은 몇 개를 굽든 그대로입니다(수평선). 포장 알바는 사람 단위로 붙습니다 — 한 명이 월 1만 개까지, 넘으면 한 명 더(계단).
성격이 다른 셋을 한 그림에 겹치면, 매끈한 직선은 애초에 나올 수 없습니다.
이유 2 — '평균'은 세 반응을 뭉갠다
평균 1,200원은 이 셋을 하나로 뭉갠 값입니다. 그래서 모든 원가가 조금씩 변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풀어 보면 성격이 갈립니다. 만들든 안 만들든 나가는 돈이 500원(오븐·기사), 만들 때만 나가는 돈이 700원(재료 600 + 알바 100)입니다.
한 개를 더 구울 때 실제로 드는 돈은 700원뿐입니다. 나머지 500원은 그 한 개 때문에 생긴 돈이 아닙니다. '평균 1,200원'은 이 경계를 지워 버립니다.
이유 3 — 희석의 이득은 공짜가 아니다
고정비가 더 넓게 나눠져 개당이 싸지는 건, 늘린 빵이 다 팔릴 때만 진짜 이득입니다.
안 팔리면 그 빵은 재고가 됩니다. 묶인 돈으로 돌아옵니다. '개당 원가가 싸졌다'는 숫자만 믿고 밀어붙인 무리한 증산과 덤핑 수주가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평균원가 숫자는 "다 팔린다"는 가정을 조용히 깔고 있습니다. 그 가정을 입 밖에 내지 않을 뿐입니다.
그래서, 항목마다 '반응하는 방식'을 따로 봐야 합니다
원가 반응성 (cost responsiveness)
어떤 비용이 생산량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 비례로 늘까, 고정일까, 계단으로 뛸까 — 를 항목마다 따로 보는 것.
회사 전체 평균이 아니라, 공정 하나하나마다 반응이 다릅니다.
이 셋을 구분하면 '평균 착시'가 풀립니다. 한 개 더 만들 때 실제로 드는 돈(700원)과, 계단이 뛰는 지점(1만 개)과, 팔려야 실현되는 이득을 따로 볼 수 있으니까요.
오늘의 정리
- 원가는 한 몸이 아니다 — 비례·고정·계단, 생산량에 반응하는 방식이 다른 셋이 섞여 있다.
- '평균'은 그 셋을 뭉개서 모든 원가가 조금씩 변하는 척하게 만든다. 한 개 더 만들 때 실제로 드는 돈은 따로 있다.
- 고정비 희석의 이득은 다 팔릴 때만 진짜다 — 평균원가 숫자는 그 가정을 숨긴다.
Taylro Cost는 원가를 비례·고정·계단으로 자동 분해해, 한 개 더 만들 때 실제로 드는 '진짜 한계원가'를 보여줍니다. 개념이 낯설다면 개념 배움터(/learn)부터 편하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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