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숫자로 경영하면 안 되는 이유
사장님의 원가는 왜 자꾸 거짓말을 할까 — 1편 / 7편
읽는 시간 6분 · 회계 지식 필요 없음
1월 말, 한들베이커리 김 대표는 세무사에게 작년 결산을 받았습니다. 매출 10억, 이익 6천만 원. 흑자입니다.
기분 좋게 일어서다가, 요즘 고민을 하나 물었습니다.
"요즘 케이크가 잘 나가서 라인을 늘릴까 하는데요. 저희 케이크, 얼마나 남아요?"
"그건 이 서류로는 알 수 없어요. 신고는 회사 전체 숫자로 하거든요."
김 대표 손에 있는 숫자
| 작년 손익계산서 (회사 전체) | 금액 |
|---|---|
| 매출 | 10.0억 |
| 재료비 | 4.0억 |
| 인건비 | 3.0억 |
| 임차료·전기·감가상각 등 | 2.4억 |
| 이익 | 0.6억 (6%) |
김 대표는 생각했습니다. '전체적으로 6%가 남는구나. 잘 나가는 케이크를 늘리면 이익도 늘겠다.'
그런데 — 같은 성적표 아래, 두 개의 현실이 가능합니다
현실 A라면 케이크 증설은 정답입니다.
현실 B라면, 팔수록 밑지는 제품에 투자하는 최악의 결정입니다.
그리고 손익계산서는 두 현실에서 완전히 똑같이 생겼습니다. 김 대표가 어느 쪽에 있는지, 이 서류는 끝내 말해주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세무사가 일을 못해서가 아닙니다. 이 서류의 만듦새 자체에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 1 — 장부는 "누구 때문에 쓴 돈인지"를 적지 않는다
손익계산서는 돈을 종류별로 모읍니다. 재료비, 인건비, 경비.
"식빵 때문인지, 케이크 때문인지"를 적는 칸은 애초에 없습니다.
그래서 현실 A와 B가 같은 성적표를 내는 겁니다. 서랍 안에서 이미 섞여버렸으니까요.
이유 2 — 장부의 기준은 우리 공장이 아니라 세법이다
손익계산서의 임무는 모든 회사를 같은 잣대로 재는 것입니다. 세무서와 은행이 수십만 개 회사를 비교해야 하니까요. 그 용도로는 옳은 설계입니다.
대신 우리 공장의 실제 사정은 반영되지 않습니다. 위 그림처럼, 같은 오븐으로 같은 빵을 굽는데 장부 원가는 세법의 달력을 따라 널뜁니다. 5년차 12월의 빵과 6년차 1월의 빵이, 갑자기 원가가 달라질 이유가 공장에는 없는데도요.
이유 3 — 원인은 버리고, 결과만 남긴다
빵값의 진짜 원인은 수량입니다. 오븐 40분, 파티시에 90분, 밀가루 500g.
장부에는 여기에 가격을 곱해서 다 더한 금액만 남습니다.
원인 기록이 없는 금액을 나중에 제품별로 나누려면? 결국 "대충 비율로 나누는" 추측이 됩니다. 그 추측이 만드는 새로운 왜곡은 3편에서 다룹니다.
그래서, 판단용 숫자는 따로 있어야 합니다
관리회계 (managerial costing)
세무서에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회사 안에서 판단하기 위해 만드는 숫자.
규정 대신 실제 사정을, 금액보다 수량(원인)을 먼저 기록해서, 제품별·고객별로 계산합니다.
오해는 마세요. 세무사의 서류는 틀린 게 아닙니다. "회사 전체가, 작년에, 세법 기준으로 얼마 남았나"에 대한 정확한 답이고, 그 용도로 꼭 필요합니다.
다만 김 대표의 질문은 다른 질문입니다. "이 제품이, 앞으로, 실제로 얼마 남나." 질문이 다르면, 숫자도 다르게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의 정리
- 손익계산서가 제품별 이익을 모르는 건 실수가 아니라 만듦새다 — 종류별로 모으고, 세법을 따르고, 원인(수량)을 버리기 때문.
- 한번 합쳐진 숫자에서 제품별 진실은 복원되지 않는다. 기록할 때부터 따로 적어야 한다.
- 신고용 숫자와 판단용 숫자는 용도가 다른 두 벌의 도구다.
Taylro Cost는 수량 기록(오븐 시간·작업 시간·투입량)에서 출발해 제품별·고객별 수익성을 매달 자동으로 계산합니다. 용어가 낯설다면 개념 배움터(/learn)부터 편하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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